경북 영덕 의 송이버섯과 대게.
경북 영덕
대게 하면 일단 ‘영덕 대게’다. 물론 이웃의 포항과 울진 앞바다에서도 대게가 잡히지만 아직 ‘영덕 = 대게’라는 인식을 따라 잡을 수는 없다.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이 동해로 흘러드는 어귀에 있는 강구항(江口港)은 MBC에서 방영한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로 알려지기 전까지는 외지인의 발길이 많지 않았다. 낙동 정맥 동쪽에 치우쳐 있고, 고속 도로가 연결되지 않아 접근이 쉽지 않은 탓이었다. 이 곳이 항구로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은 일본인들이 자국민을 위한 어업 기지화를 위해 항구 건축 공사를 하면서부터다. 광복 후 대게 통조림 가공 공장이 생겨 대게의 집산지가 됐고, 현재는 강구항 주변으로 영덕 대게 전문 식당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새벽을 여는 어판장, 활기찬 기운 가득
어느 바다나 마찬가지지만, 강구항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서 활기찬 기운을 느끼려면 이른 아침에 위판장을 찾을 일이다. 항구 너머로 붉은 햇덩이가 떠오를 무렵이면 밤새 거친 바다에서 조업한 배들이 하나 둘 부두로 들어선다. 만선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에 갈매기들이 일제히 날갯짓하며 환영한다. 대게 잡이 어선도 매일 아침에 항구로 들어온다.
대게들이 위판장 콘크리트 바닥에 허연 배를 드러내고 크기별, 품질별로 도열하면 경매가 시작된다. 손가락으로 입찰값을 표시하는 ‘수지 호가 경매’다. 상인들의 눈짓과 손짓이 바빠진다. 상인들이 손가락으로 입찰가를 정하면 경매인은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상인의 번호를 불러 낙찰을 알린다.
식당에서든 위판장에서든 대게를 고를 땐 다리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택해야 한다. 싱싱하지 않으면 살이 말라붙어 속살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크기가 똑같다면 무겁고 다리가 긴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속이 훨씬 알차다. 요리는 회, 매운탕, 튀김 등 다양한데,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살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찜이 최고다. 게 다리를 떼어 내어 속살을 빼먹고 나중에 등딱지에 담겨있는 게 장(臟)에 밥을 비벼 먹으면 별미다.
대게는 바다 바닥이 깨끗한 모래톱으로 돼 있어야 몰려드는데, 밑바닥에 개흙이 전혀 없고 깨끗한 모래로만 이루어진 강구면과 축산면 사이의 앞바다에서 잡힌 대게가 유독 살이 꽉 차고 담백해 최상품으로 친다는 게 영덕 주민들의 자랑이다.
강구항에는 풍물거리를 포함해 150개가 넘은 대게 전문점이 있는데, 가격은 한 마리에 1만원에서 18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15만원은 지불해야 상품을 맛볼 수 있다. 사실 영덕 대게가 아무리 별미라 해도 이 정도 가격은 일반 서민에겐 너무 비싸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할 때라면 강구항 위판장에서 경매가 끝난 대게를 그 자리에서 사는 것도 차선책이다. 5~10만원 정도면 3~4인의 한 가족이 맛볼 수 있는 적당한 양을 살 수 있다. 위판장 근처엔 대게를 쪄서 스티로폼 상자에 담아주는(5,000원) 가게도 있다.
강구항 북쪽의 축산면 경정리 차유(車踰)마을은 영덕군에서 지정한 대게 원조마을이다. 영덕대게가 이 지역의 특산물임을 알리기 위해, 영덕군은 1999년 이 곳에 대게 원조 마을 기념비를 세웠다. 마을에서 보면 북쪽에 죽도산이 바다로 툭 튀어나와 있는데, 이곳에서 잡은 게의 다리가 죽도산의 대나무와 흡사하여 대게, 즉 죽해(竹蟹)로 이름 지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울진과 포항 주민들은 영덕의 ‘원조’ 지위를 인정치 않는 분위기다. 특히 울진 주민들은 원래 울진이 대게의 주산지인데 1930년대 교통 수단이 여의치 않던 시절, 인근에서 가장 큰 장이 서던 곳이 영덕이었기 때문에 영덕 대게가 더 알려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또 해방 후엔 대게를 통조림으로 가공하던 공장이 있던 영덕으로 모든 지역의 대게가 모여 들면서 영덕 대게라는 이름을 얻게 됐으니, 영덕은 대게의 집산지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에서 대게가 많이 잡히는 곳은 구룡포에서 죽변항 앞바다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세 개의 거대한 바다 속 섬이다. 후포항 앞바다 20km 해역에 있는 ‘왕돌잠’, 영일만 위쪽의 칠포 앞바다 9km쯤의 ‘무화잠’, 영덕 축산항 앞바다 7km쯤의 ‘신바위’가 그 곳인데, 합쳐서 ‘대게 벨트’라 불린다. 수심이 5~200m 정도의 대륙붕을 이루고 있는 이 곳은 양질의 모래가 바닥에 깔려있고, 한류와 난류가 만나 연중 10℃내외의 수온을 유지해서 대게가 대량 서식하기에 알맞은 환경을 갖췄다.
결국 동해의 대게 벨트에서 잡은 ‘진짜’ 대게라면 어디서 잡았든지 맛은 거의 비슷하다는 게 미식가의 설명이다.
숙식
같은 영남권이 아니라면 1박 2일이 필요한데 이왕이면 강구항 주변의 숙박 시설을 이용해야 이튿날 아침에 항구 구경하기가 수월하다. 강구항엔 용궁민박(054-733-3938), 매일민박(054-733-4322), 에덴하우스(054-564-8560) 등 민박집이 수십 채가 있다. 항구엔 대게뿐만이 아니라 갖가지 싱싱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많다. 항구와 가까운 삼사 해상 공원에도 모텔급 숙박 시설이 여럿 있다.
교통
수도권은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동해IC→7번 국도→삼척→울진→영덕 강구항(5시간30분 소요). 충청ㆍ영남권은 경부고속도로→대구-포항간 고속도로→7번 국도→영덕(대구에서 1시간30분 소요). 호남권은 88올림픽고속도로를 이용해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탄다(광주서 4시간 30분 소요).
겨울은 대게의 계절이다. 대게는 기온이 내려가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맛볼 수 있으나, 속살이 꽉 차고 담백한 맛을 보려면 아무래도 2월에서 4월 사이가 가장 좋다고 어민들은 귀띔한다.
구룡포에서 죽변 앞바다 사이가 '대게 벨트'
*제철맞은 대게 '하얀 속살'의 유혹 | |||
겨울은 대게의 계절이다. 대게는 기온이 내려가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맛볼 수 있으나, 속살이 꽉 차고 담백한 맛을 보려면 아무래도 2월에서 4월 사이가 가장 좋다고 어민들은 귀띔한다. ◆완장 찬 대게 주말을 맞은 강구항은 서울과 부산 등의 번호판을 단 차량으로 혼잡을 빚는다. 관광객들은 대게 식당 수조 앞에서 어떤 대게를 먹을지 즐거운 고민을 한다. 강구항의 겨울이 대게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영덕대게는 완장을 차고 있다. 영덕군청과 수협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이달 중순부터 영덕 연근해에서 잡은 모든 대게에 잡은 곳과 선명(船名) 등을 쓴 이름표를 달도록 의무화했기 때문. 영덕에서는 ‘영덕대게’뿐 아니라 러시아와 북한 등지에서 수입한 대게와 털게 등을 맛볼 수 있어 영덕대게를 고집하는 관광객들은 꼭 ‘완장’을 확인해야 한다. 올해 영덕대게는 수확이 줄었지만 지난해와 가격차는 없다. 울진 등지에서 수확이 늘어나 가격을 쉽게 높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세에 따라 다르지만 영덕대게 1㎏짜리는 5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대게 식당에서는 8만∼10만원을 받는다. 러시아산 대게는 2만5000원, 북한산은 4만5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영덕대게는 살이 꽉 찬 ‘박달게’를 최고로 친다. 이와 달리 살이 60%를 밑도는 게를 ‘물게’라 부른다. 소비자들은 큰 대게만을 선호하는데, 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강구항에는 70여개의 대게 식당이 몰려 있다. 저마다 특징이 있지만 선주(선장)가 운영하는 대게 식당을 찾으면 같은 가격이라도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 또 말만 잘하면 덤도 준다. ‘청궁 대게(054-733-5685)’는 밑반찬으로 갈치 식혜 등을 내놓는다. 윤정군 선장이 운영하는 ‘김가네 대게(054-733-6889)’는 대게 회와 양념 대게 장 등 다양한 게 요리를 선보인다. 좀더 싸게 영덕대게를 먹으려면 강구항에서 포항 쪽으로 2㎞ 떨어진 ‘아이씨씨프라자(054-734-6650∼3)’를 찾으면 좋다. 이곳은 밑반찬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대게 식당보다 가격이 20∼30% 저렴하다. 대게를 고르면 찜통에서 쪄주는데, 그 외에는 셀프서비스. 소라와 전복, 해삼 등 다양한 수산물도 있다.
여행 정보 |
*울진 진~한 ‘송이버섯’ |
태곳적 신비의 향과 맛을 간직한 송이(松茸).머리까지 개운해지는 그윽한 향,단 듯한 특유의 감칠맛,졸깃하면서 퍼석거리지 않는 질감.이런 특징을 지닌 송이는 ‘버섯의 왕’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을의 진미’ 송이는 고스란히 자연이 준 선물이다. 동물을 복제해 낼 정도로 인간의 과학기술이 발달했다지만 송이는 아직 인공재배를 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버섯이 죽은 나무나 이끼 등에 붙어 살지만 송이는 살아 있는 소나무의 작은 뿌리에서 공생한다. 소나무의 푸른 정기를 흡입해 자라는 송이는 ‘산중의 영물’로 여겨진다. 솔가리를 뚫고 솟아오른 자태는 어찌 보면 상당히 ‘노골적’이다. 이런 까닭으로 송이산에는 여성들의 접근이 금기시됐으며 양기에 좋다는 말도 전해온다. 위나 장기를 강하게 하고,항암에도 효과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송이를 먹어야 가을을 실감한다. ”는 경북 울진 사람들은 자기 고장의 송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동해와 백두대간,낙동정맥이 만나는 청정지역인 울진은 남한에서 금강송이 가장 울창하다. 이런 까닭으로 울진 송이는 금강송의 실뿌리에서 자라 향기와 맛이 더욱 빼어나다. 바닷바람도 적당히 쐬어 표피가 두텁고 단단하며 특유의 향이 진하다. 멜라닌 색소가 많아 다른 지역의 송이보다 색깔이 더 짙다. 울진 송이가 인근 봉화나 양양 등지보다 국내에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김진업 울진군 산림계장은 “몇년 전만해도 일본이 헬기를 동원,울진 송이를 싹쓸이해가는 바람에 국내에 소개될 물량이 적었던 탓”이라며 “이젠 일본에 중국산과 북한산 송이가 많이 들어가는 바람에 울진도 내수에 눈을 돌리게 됐다. ”고 말했다. 울진 토박이인 50대 송이 채취꾼 2명을 따라 불영사 계곡 근처의 산에 올랐다. 나뭇잎에 연노랑 물이 들기 시작했다. 산에선 군인보다 빠르다는 ‘산사람’들을 따라 고개를 몇개 오르내리자 땀이 쭉 흘렀다. 아래쪽은 거북 등딱지처럼 쩍쩍 갈라지고 위쪽은 붉은 색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나무 숲을 지나자 비닐로 엮은 움막이 나왔다. 움막에는 이불과 가재도구,TV와 라디오까지 갖췄다. 김진모(50·가명)씨는 “송이 채취가 끝나는 10월말까지 산에서 먹고 잡니다. ”라고 움막을 설치한 까닭을 말했다. ■ 이렇게 가세요 울진 사람들은 울진이야말로 오지중의 오지라고 믿고 있다. 교통편은 자동차뿐.동서울에서 울진까진 5시간은 걸린다. 이런 까닭으로 수려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됐다. 유기농 재배도 전국에서 가장 많이 한다. 내년 여름에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를 열 정도다. 서울에서 울진을 하루 만에 왔다갔다하기에는 좀 벅차다. 울진을 찾았을 때 묵을 수 있는 곳으로 경북 봉화에서 울진으로 넘어가는 36번국도상에 있는 통고산자연휴양림(054-782-9007)을 권할 만하다. 금강송 사이의 호젓함을 만끽할 수 있다. 울진 시내에서 15㎞정도 들어간 응봉산 자락의 구수곡자연휴양림(054-783-2241)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숲속의 집에서 하루 묵는데 방 크기별로 4만∼6만원.구수곡자영휴양림에서 2㎞만 더 들어가면 국내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인 덕구온천(054-782-0672)에서 몸을 풀어도 좋다. 둘러볼 만한 곳으로 36번 국도 곁의 불영사와 불영계곡은 가을 단풍이 절경이다. 민물고기 전시장과 탁트인 동해의 망양정이 있다. 울진을 갈 때 중앙고속도로 풍기IC에서 내려 36번 국도를 탔다면 올 땐 7번 국도를 따라 올라와 동해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울진 북부를 거의 둘러볼 수 있다. 쭉쭉 벋은 금강송 사이로 양탄자를 밟는 듯 솔가리가 푹신한 능선을 따라 고개를 넘자 ‘아들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는 송이산이 나왔다. 김씨에게 산이름을 묻자 “야산인데 무슨 이름이 있겠어요.”라며 퉁놨다. 그러면서 얼굴 사진은 절대로 찍지 못하게 했다. 얼굴이나 산 이름이 나가면 송이 도둑이 들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송이 1㎏의 시세가 20만원대.한창 나갈 땐 60만원도 넘었단다. ‘숲속의 보석’이다. 김씨가 “저게 송이야.”라고 가르켰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았다. 솔가리 속에 파묻힌 송이는 색깔도 비슷해 자세히 봐야 구별이 됐다. 채취꾼들이 미리 봐둔 것은 솔가리를 긁어 도톰하게 덮어뒀다. 그래야 송이 갓이 빨리 피지 않고 대가 두툼해지는 까닭이란다. 송이를 직접 캐보았다. 한쪽 끝이 뽀족한 작대기로 송이 뒤쪽을 콕 찔러 들어올리면서 송이 뿌리 부분을 잡고 좌우로 몇번 흔드니 쏙 빠져 나왔다. 구멍을 흙으로 다시 덮었다. 그러면서 주위를 함부로 밟지 못하게 했다. 땅속에서 자라는 어린 송이가 뭉개지기 때문이란다. 조심스레 송이 몇 개를 뽑아 움막으로 돌아와 이들의 방식으로 구웠다. 뿌리쪽을 잘게 삐져낸 다음 얇은 겉껍질을 벗겨냈다. 송이갓 윗부분을 몇 번 두들겨 갓속에 든 먼지를 털어냈다. 송이대를 떼어내고 갓을 그대로 석쇠에 올려 소금을 조금 뿌리고 불에 노릇하게 구웠다. 갓살에 물방울이 맺혔다. 짭쪼름하면서 감칠맛이 깊었다. 송이대는 손으로 세로로 길게 찢어 삼겹살 고기와 함께 익혔다. 다른 양념을 전혀 넣지 않았지만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고,고기에 솔향이 짙었다. 이들이 하루에 따는 분량도 대체로 2㎏ 내외.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열흘 가량 일찍 가을 송이가 나기 시작해 지난해보다 작황이 좋을 것으로 기대했다. ■ 시원한 송이칼국수 고소한 송이불고기 송이철이면 울진의 식당 대부분이 송이를 취급한다. 하지만 송이는 보관이 어려워 4계절 송이만 다루는 전문점은 없다. 울진 사람들은 송이를 사다가 고깃집으로 가져가 고기와 함께 구워먹는다. 주물럭으로 먹기도 하고,구워 먹기도 한다. 이들은 비싼 1등급보다는 등외품목 ‘퍼드래기’를 1㎏씩 사다가 먹는다. 등외품은 1㎏에 4만∼5만원. 현지인들이 가장 대표적으로 손꼽는 식당은 울진읍내 산림조합 맞은편 홍두깨손칼국수(054-782-8778).주인 김광일씨가 홍두깨로 칼국수 반죽을 민다. 가을에만 송이칼국수를 한다. 즉석에서 반죽한 탓인지 칼국수는 찰기가 없고 뚝뚝 끊어지는 반면 송이 향이 진하다. 또한 불고기도 하는데 송이 불고기 가격은 정해져 있지않다. 들쭉날쭉하는 송이 가격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린다. 이외에도 부촌갈비(054-783-2307)는 송이 불고기(1만원)를 전골식으로 내온다. 황우촌(054-783-8891) 역시 송이 불고기(8000원)와 양념갈비 송이불고기(1만4000원)를 한다. ■ 여기서 사세요 송이 채취에는 법도가 많다. 산신제를 지내고 산에 들어가며 까다로운 사람들은 여자들은 송이산에 얼른거리지도 못하게 한다. 채취꾼들은 새벽부터 한낮까지만 송이를 캔다. 이렇게 캔 송이는 오후부터 산림조합에서 1·2·3등품과 등외,4등급으로 나눈다. 1등품은 갓이 퍼지지 않은 길이 8㎝ 이상,2등품은 길이가 6∼8㎝로 갓이 3분의 1가량 퍼진 것,3등품은 갓이 많이 퍼지고 6㎝ 미만인 것이다. 그리고 등외품은 모양이 이상하게 생겼거나 부러진 것,벌레 먹은 것이다. 송이 경매는 오후 4시쯤 들어간다. 이게 바로 그날의 시세이자 다음날 경매가가 결정될 때까지의 가격이다. 경매가는 매일 들쭉날쭉한다. 하루 차이에 5만원 이상이 오르내리기도 한다. 등급별로는 4만∼5만원의 차이가 난다. 울진 송이를 사려면 북면의 흥부농산(054-783-0414)과 산림조합 인근의 울진농수산(054-782-5592) 등으로 연락하면 된다. 택배비는 별도 부담이다. 울진을 방문했다면 울진 곳곳에 있는 ‘송이 수집·판매소’에 들러도 된다. 경매장인 산림조합(054-782-2249)은 소매는 하지 않지만 가격은 물어볼 수 있다. 귀하디귀한 송이의 손질은 간단하다. 기둥 밑부분의 흙을 칼로 살살 긁어 내고 젖은 면포로 겉을 살살 닦는 정도면 충분하다. 표면의 누런색 껍질을 모두 벗겨 속의 흰살만 쓴다면 맛과 향이 반감된다. 또 조리하기 전에 미리 썰어 두거나 공기 중에 오래 두면 향이 날아가므로 손질하자마자 바로 조리하는 것이 요령이다. |